LEGAL Q&A

준강간 사건 조사 중인데 경찰이 확보한 CCTV와 상대 진술을 볼 수 있나요? 수사 기록 열람은 언제 가능한가요

Q
성범죄 준강간 사건 조사 중인데 경찰이 확보한 CCTV와 상대 진술을 볼 수 있나요? 수사 기록 열람은 언제 가능한가요
30대 남성입니다. 준강간 혐의로 고소되어 경찰 조사를 두 차례 받았습니다. 수사관님이 숙소 CCTV를 확보했다고 하는데 저에게 보여주지는 않았고, 고소인이 정확히 뭐라고 진술했는지도 모릅니다. 조사에서는 수사관님의 질문을 통해서만 고소인 주장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CCTV에 상대가 멀쩡히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찍혀 있을 거라 확신하는데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합니다. 피의자는 수사 기록을 볼 수 없나요? 변호사를 선임하면 볼 수 있나요? 기소가 되면 볼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 전에는 정말 방법이 없나요? 상대 진술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방어를 하나요? 언제까지 이렇게 깜깜한 상태로 기다려야 하나요?
A
메가엑스 변호사 답변
'깜깜한 상태'라는 표현이 수사 단계 피의자의 위치를 정확히 말해줍니다. 결론부터 설명드리면, 수사 중에는 수사 기록 열람이 원칙적으로 제한되어 있고 이는 변호인이 선임되어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기록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점은 기소 이후입니다. 그러나 '깜깜한 상태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열람이 안 되는 대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도의 구조입니다. 수사 중인 사건의 기록은 수사 보안과 관계자 보호를 이유로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사준칙은 변호인이 피의자신문조서 등 일부 서류를 열람할 수 있도록 정하지만, 고소인 진술조서나 CCTV 같은 증거 자료는 수사 단계에서 열람 대상이 아닙니다. 기소된 이후에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따라 피고인과 변호인이 검사가 보관하는 서류와 증거물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고, 이때 고소인 진술과 CCTV를 포함한 기록 전체를 확인하게 됩니다. 불송치나 불기소로 끝나면 기록을 볼 필요 자체가 사라지고, 기소되면 재판 전에 전부 봅니다.

수사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조사 과정의 질문을 통해 고소인 주장의 골격을 파악하는 것은 이미 하고 계시고, 이는 실제로 수사 단계 방어의 주요 재료입니다. 두 차례 조사에서 수사관이 무엇을 반복해 물었고 어느 지점에서 캐물었는지를 정리하면 고소인 진술의 핵심과 수사의 관심사가 드러납니다. 둘째, CCTV를 볼 수 없더라도 CCTV가 무엇을 담고 있을지는 본인이 압니다. 숙소에 들어간 시각, 상대의 걸음걸이와 행동, 체크인 과정을 본인 기억대로 상세히 정리해 변호인 의견서로 제출하면, 수사관은 그 진술과 영상을 대조하게 되고, 영상이 진술과 부합하면 그 대조 자체가 방어가 됩니다. 셋째, 본인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수사기관이 확보한 것과 별개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당일 메시지, 결제·이동 기록, 다음 날의 대화가 그것입니다. 넷째, 변호인은 수사관과의 소통을 통해 수사의 방향과 쟁점을 파악할 수 있고, 이는 기록 열람과는 다르지만 실무에서 상당한 정보가 됩니다.

수사 실무의 관점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피의자가 기록을 못 보는 것은 수사기관이 감추기 위해서라기보다 절차의 구조 때문이고, 수사관은 피의자 측이 제출한 자료와 의견서를 기록에 편철해 검토합니다. 즉 수사 단계의 방어는 '보고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것을 먼저 기록에 올리는 것'입니다. CCTV에 상대가 멀쩡히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신다면, 그 확신의 근거(당시 상대의 상태에 대한 구체적 기억)를 지금 의견서로 제출하는 것이 방어이고, 영상이 그것을 확인해 주면 사건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깜깜하게 느껴지는 것은 열람이 안 되기 때문이 아니라 제출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기록을 볼 수 없는 단계에서 기록에 무엇을 올릴지가 지금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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