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AL Q&A

주차하다 옆 차를 살짝 긁은 걸 모르고 갔는데 물피도주라고 경찰 연락이 왔습니다, 뺑소니가 되는 건가요

Q
음주·교통사고 주차하다 옆 차를 살짝 긁은 걸 모르고 갔는데 물피도주라고 경찰 연락이 왔습니다, 뺑소니가 되는 건가요
40대 주부입니다. 며칠 전 마트 주차장에서 주차하면서 옆 차와 아주 살짝 닿은 것 같긴 했는데, 내려서 봤을 때 흠집이 없어 보여서 그냥 장을 보고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상대 차량 범퍼에 긁힘이 있고 블랙박스에 제 차가 찍혔으며, 사고 후 조치 없이 이동했으니 물피도주로 조사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말 도망가려던 게 아니고 손상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사람이 다친 것도 아닌데 이것도 뺑소니인가요? 뺑소니는 처벌이 무겁다고 들어서 무섭습니다. 벌점이나 벌금이 어떻게 되나요? 지금이라도 상대방에게 연락해서 수리비를 물어드리면 해결되나요? 보험 처리도 가능한가요?
A
메가엑스 변호사 답변
'뺑소니'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때문에 놀라셨을 텐데, 먼저 용어를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에서 도주한 '뺑소니'(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와, 물적 피해만 있는 주차 사고에서 조치 없이 이동한 이른바 '물피도주'는 법적으로 전혀 다른 사건입니다. 질문자님 사안은 후자이고, 그 처벌 수위는 생각하시는 뺑소니와는 다릅니다.

법리를 보겠습니다. 인명 피해 없이 주·정차된 차량만 손괴한 경우,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이름·연락처 등)을 제공할 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같은 법 제156조 제10호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됩니다. 통상 범칙금 통고 처분과 행정처분(벌점)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고, 형사재판으로 가는 사안은 아닙니다. 별도로 상대 차량의 손괴에 대해서는 과실로 인한 것이므로 형법상 재물손괴죄는 성립하지 않고(재물손괴는 고의범),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가 남는데 이는 보험으로 처리 가능합니다. 즉 이 사건의 형사적 부분은 '사고 후 인적사항 미제공'이라는 비교적 경미한 위반이고, 손해 자체는 보험 처리 영역입니다.

그렇다면 다툴 지점은 무엇인가. 이 조항도 사고가 났다는 인식을 전제로 합니다. 접촉 사실 자체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면 인적사항 제공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실무에서도 접촉 인식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질문자님은 '살짝 닿은 것 같아서 내려서 확인했다'고 하셨으므로, 접촉 가능성은 인식한 상태에서 손상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동한 사안입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확인했는데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주장의 합리성을 따집니다. 실무에서 조사관은 이런 사건에서 블랙박스 영상의 내용, 즉 접촉 순간 차량의 흔들림, 하차 후 확인한 위치와 시간, 상대 차량 손상 부위를 실제로 살펴봤는지를 봅니다. 확인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겨 있다면 도주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이 되고, 형식적으로 둘러본 것으로 보이면 불리하게 읽힙니다.

지금 하실 일입니다. 첫째, 본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즉시 보존하십시오. 덮어쓰기 전에 확보해야 하고, 그 영상에 하차·확인 장면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자료입니다. 둘째,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십시오. 물적 피해는 대물배상으로 처리되고, 보험 접수 자체가 피해 회복 의사의 증거가 됩니다. 셋째, 상대방 연락은 경찰을 통해 연락처를 확인한 뒤 정중하게 사과와 보험 처리 안내를 하시면 되고, 이 사건에서는 그 연락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신속한 사과와 보험 처리는 처분에 유리하게 반영됩니다.

이 사건은 형사적으로는 경미하고, 대응도 명확한 유형입니다. 다만 영상 보존과 인식 여부의 설명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위반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조사 전에 영상을 함께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사건도 부담 없이 문의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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